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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업성저수지 ‘생태공원’ 물건너 갔나

재테크 거듭나기 2019. 7. 8. 12:44
천안 업성저수지 ‘생태공원’ 물건너 갔나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9.07.07 11:23
  • 댓글 1

인근 난개발로 ‘수변 유흥공원’ 전락 조짐
공원 착공도 하기 전, 상가 20곳 건축허가
경관, 호수접근성 뽐내며 술집·음식점 분양
 
 
친환경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될 업성저수지의 남쪽 자연녹지(사각형)에 난개발이 집중돼 이뤄지고 있다.
친환경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될 업성저수지의 남쪽 자연녹지(사각형)에 난개발이 집중돼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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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될 천안 업성저수지가 주변 난개발로 ‘유흥문화공원’으로 바뀔 조짐이다.


레이크타운 푸르지오 1차 아파트 건너편에 저수지를 향해 돌출한 자연녹지 2만 6000여 평. 그 중 오른쪽 끄트머리에 5층짜리 상가 건물 3개 동이 올라가고 있다. 오는 9월 준공 목표로 이 일대 처음 지어지는 상가다.


저수지변 도로에 상가 홍보 현수막이 펄럭인다. 생태공원을 ‘놀라운 개발 호재’라며 저수지 경관을 앞세워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피숍, 맥주전문점, 뷔페, 패밀리레스토랑 등 요식업소와 스크린골프, 마사지숍, PC방 및 맨 위층 루프탑 바(BAR) 등을 권장업종으로 내걸었다. 수변 접근성을 강조하고 있어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분양가가 엄청나다. 평당 2200만(2·3층)~3900만 원(1층) 선이다.


이 상가에 이어 상가 20개 동이 이 일대에 곧 들어선다. 천안시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건축 허가 20건이 나갔다. 이 일대를 바둑판처럼 분할해 빼곡하게 상가 건물이 자리 잡을 예정이다.


현재 분양 중인 시행사는 2차(음식점), 3차(영화관), 4차(스포츠시설) 상가를 지어 이 일대를 자신들의 ‘호수상가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건축허가는 모두 받은 상태다.

업성저수지 남쪽 자연녹지에 상가 건물 3개 동이 지어지고 있다. 그 오른쪽으로 상가 20곳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조한필 기자
업성저수지 남쪽 자연녹지에 상가 건물 3개 동이 지어지고 있다. 그 오른쪽으로 상가 20곳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조한필 기자

시는 지난 6월 5일 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친환경적’ 보전시설과 ‘건전한’ 이용시설을 설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업성저수지에선 생태공원 착공도 하기 전, 건축업자들 상혼(商魂)이 먼저 판을 치고 있다.


수질 개선비 100억 원, 공원 조성비 364억 원 등 총 464억 원이 투입되는 시 사업이 시민들의 쾌적한 휴식공간 제공이 아니라 건축업자들 영리 추구를 돕기 위해 실시되는 듯하다.


시 농업환경국장은 지난해 10월 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관련 부서와 협의해 인허가시 경관, 도시계획, 건축 심의를 강화해 주변 난개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말했으나 공염불이 된 것이다.


시민 최 모(62·쌍용동) 씨는 “생태공원 계획을 세우기 전에 저수지 주변이 난개발되지 않도록 관리계획부터 먼저 세웠어야 했다”면서 “천안시가 한 치 앞도 못 보는 근시안적 행정을 펼친 꼴”이라고 꼬집었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