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농촌신활력사업, 로컬푸드 가공센터·직거래매장 첫 삽 뜨기 전에 좌초
천안 농촌신활력사업, 로컬푸드 가공센터·직거래매장 첫 삽 뜨기 전에 좌초
박하늘 기자 ynwa21@daejonilbo.com
사업계획 단계서 부적합 한 부지 선택
소규모 판매장 지원 1건도 없어 추진단 " 아파트 빈 상가에 가능할 줄 알았다"
계획 단계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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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농촌신활력플러스 사업단이 추진하던 로컬푸드 가공센터 위치도. 사진=천안시 제공
[천안]천안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이하 농촌신활력사업)으로 추진하려던 로컬푸드 가공센터와 로컬푸드 직거래매장 조성사업이 첫 삽도 뜨기 전에 좌초됐다.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은 부지를 선정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며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것인데 계획 단계에서 충분한 고려 없이 '아니면 말고' 식의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천안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시행계획서에 따르면 농촌신활력사업 추진단(추진단장 박두호)은 올해 로컬푸드 생산자 가공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사업지는 동남구 목천읍 운전리 일원 천안시 시유지로 정했다. 연면적 500㎡ 규모에 생산공간, 저온저장실 등을 마련하고 와류세척기, 제핵기, 파우치 포장기, 이물 검출기 등의 가공장비를 구비할 예정이었다. 예산은 15억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추진단은 사업 시행 진행중 해당 부지에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상수도를 연결하기 위해선 약 2㎞ 밖에서 관로를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천안시는 다른 시유지 물색을 제안했으나 추진단은 사실상 가공센터를 포기한 상태다. 추진단 관계자는 "상수도도 없는 데 지금 짓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 "가공센터는 천안시 푸드플랜사업에 담아 추후에 짓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지역 농산물을 시민에게 곧바로 공급하는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도 부지 문제로 포기했다. 당초 추진단은 천안 성거읍의 중부물류센터 건물 일부 650㎡를 리모델링해 직거래매장과 커뮤니티 센터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예산은 6억 5000만 원을 세웠다. 하지만 충남도는 올해 4월 중부물류센터를 철거하고 1470세대의 아파트 건립을 발표했다. 도의 계획에는 로컬푸드 판매장 및 상업편의시설이 포함됐지만 계획상 2025년은 돼야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완공할 수 있다. 농촌신활력사업은 2023년 만료다. 판매장 위치 수정이 불가피 하다.
농촌 공동체에게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 소규모 직매장을 구축하는 파머스마켓 조성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총 10개 팀에 10억 원을 편성했지만 지원실적은 한 건도 없다. 추진단 관계자는 "도심 지역 아파트 단지 유휴 상가를 활용하려 했다. 사업 전에는 아파트에 매장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최근 법리 검토 결과 불가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안될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구축도 잠정적으로 취소했다.
잇따른 조성사업 취소에 지역 농민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농업단체 관계자는 "추진단이 2년간 한 게 없다"면서 "계획부터 엉망이다 보니 진척이 제대로 안 된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추진단은 좌초된 사업들의 예산을 모아 42억 원 규모의 대규모 직거래 판매장 조성으로 계획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박두호 추진단장은 "추진단 구성하고 지난해 10월에야 시행계획을 수립했다. 본격적인 것은 올해 1월부터"라며 "교육 등 소프트웨어 사업은 다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ynwa21@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