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아산탕정 LH 아파트 입주민들 "불안해 살 수 없어"
'철근 누락' 아산탕정 LH 아파트 입주민들 "불안해 살 수 없어"
아산=대전CBS 인상준 기자 2023-08-01 14:24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확인된 아산 탕정 LH 14단지 주민들 "당황스럽고 믿을 수 없어 황당"
일부 입주민들 창문 유리 깨지고 출입구 벽면 금간 것도 확인 "총체적 부실 아니냐" 불안 호소
LH대전충남본부 지난 5월 긴급 진단 시행하고 전수조사 중…결과 토대로 보강시공 예정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이 확인된 충남 아산 배방 LH 아파트 14단지.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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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누락' 사실이 알려진 충남 아산배방의 LH 14단지는 가장 큰 평수가 44제곱미터밖에 되지 않는 곳으로 대부분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약자를 위해 만든 행복주택이다.
11층에서 29층 규모의 10개 동으로 이뤄진 이곳은 총 1139세대 규모로, 현재는 691세대가 입주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대학생과 청년, 회사원 등 20~30대 1인가구가 살고 있다. 공공성을 띄고 있는 이곳의 지하 주차장에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입주민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1일 단지 입구 앞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A씨는 지난해 9월 입주를 마쳤다고 한다. 입주기간 초반에는 입주민이 많지 않았지만 한 달이 지난 10월부터 많은 사람들이 입주했다.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1년도 안된 상황에서 철근 누락 사실을 알게 돼 분노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그는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정말 당황스럽고 화가 난다"면서 "입주민들끼리 소통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대화를 많이 하는데 화난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입주자 B씨는 지하주차장 철근누락 소식을 듣고 전체적인 부실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 6월말 발코니쪽 창문이 깨진 걸 발견했고 이후 출입구 등의 벽면에 갈라짐 현상도 최근에 발견했기 때문이다.
B씨는 "유리창이 깨졌다고 했더니 처음엔 안된다고 했다가 현장을 확인한 뒤 보수를 해준다고 했는데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면서 "주차장 쪽 철근이 빠졌다는 얘기를 듣고 전체적으로 부실 시공한 게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아산 탕정 LH 14단지 지하 주차장. 독자제공
아직 뉴스를 접하지 못한 입주민들 역시 불안감은 마찬가지였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30대 주부 B씨는 "1년도 안된 건물이라 제대로 자리잡지도 않았을텐데 비가 오거나 하면 혹시 모를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LH는 아산 14단지 지하주차장에 대한 긴급안전진단을 지난 5월부터 진행했으며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기준 강도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단보강근은 대부분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일부 없는 곳이 있어 8월 6일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H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보강설계안을 토대로 8월 중 보강시공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량판 구조는 건축구조의 한 종류로 수직재의 기둥에 연결돼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구조 부재인 보가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구성돼 있다. 무량판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지 않지만 철근 누락으로 인해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지붕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무량판구조 철근 누락이 붕괴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인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는 LH가 발주한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했고 이 가운데 15곳에서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충남에서는 아산을 비롯해 공주 월송, 내포 등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철근이 누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