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도 2조 투자…디스플레이, 폴더블로 무게추 기운다
코닝도 2조 투자…디스플레이, 폴더블로 무게추 기운다
조광현 기자 입력 2023-09-07 15:48 수정 2023-09-07 15:48
폴더블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넘어 차량에도 확대 적용
연평균 29% 성장 기대…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 세계 1위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최근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코닝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위치한 아산에 5년간 2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향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믿음에 따라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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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더블글라스 소개하는 코닝 부사장.(사진=연합뉴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닝은 아산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한국을 '벤더블글라스' 사업 확장의 주요 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벤더블글라스는 코닝이 개발해 온 UTG(울트라씬글라스)의 명칭이다. 사람 모발 3분의 1 정도인 30마이크로미터(㎛) 두께로 투명한 필름처럼 생겼다. 일반 유리와 달리 접어도 깨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폴더블 스마트폰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
코닝이 아산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결정한 데는 향후 폴더블 시장이 삼성을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스마트폰으로, 삼성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2%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삼성 외에 눈에 띄는 기업이 없다”며 “코닝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삼성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웬델 윅스(Wendell P. Weeks) 코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달 3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박막 벤더블글라스 제조를 위한 세계 최초의 '완전 통합 공급망'을 이곳 한국에 구축하게 돼 기쁘다"며 "이 공급망을 초석으로 삼아 벤더글글라스 사업을 전 세계 IT, 오토모티브 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닝은 벤더블글라스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닝의 벤더블글라스는 이미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 일부 모델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세계 최대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OLED 매출에서 폴더블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에서 2022년 9.2%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폴더블 시장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넘어 차량용 디스플레이에도 적용되면서 향후 더욱 빠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투명한 OLED와 밀어서 화면을 넓힐 수 있는 슬라이더블 OLED를 적용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CES 2023에서 벤더블글라스가 적용된 뉴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34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는데, 좌우가 700R(휘어진 곡선을 이루는 원의 반지름) 만큼 휘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며 “아직 중국과의 격차가 있는 폴더블 제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발표한 '2023 OLED 부품소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OLED 출하량은 2200만대를 기록하고 이후 연평균 29% 성장해 오는 2027년 61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조광현 기자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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