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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역 인근 철도소음 심한데… 방음벽 설치 높은 벽, 왜?

재테크 거듭나기 2022. 11. 30. 13:15

천안아산역 인근 철도소음 심한데… 방음벽 설치 높은 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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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김중곤 기자 승인 2022년 11월 29일 18시 31분 지면게재일 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지면 3면 지면보기

 

충남도, 국비 투입 방음벽 설치 추진

피해지역 주거 아닌 농림·상업지역

기준 엄격해 설치 요건 충족 어려움

주민들, 측정 방식 놓고 문제 제기도

 

문명운 아산 신동4리 이장이 29일 아산 음봉면 태헌장미아파트에서 선로를 달리는 열차를 바라보고 있다. 태헌장미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단지에서 직선으로 200m 남짓 거리의 선로에서 시간당 15~20회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극심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 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29일 오전 11시경 찾은 아산 음봉면 태헌장미아파트. 이곳은 고속철도(KTX)와 수서급행열차(SRT)가 모두 지나는 천안아산역 선로에서 직선으로 약 200m 거리에 있다.

 

이날 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고속열차가 시간당 15~20대씩 선로를 통과해 소음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문명운 아산 신동4리 이장은 “1994년 단지가 조성되고 약 10년 후 아파트 옆에 철도가 깔렸다”며 “20여년 가까이를 굉음과 살면서 노인은 환청과 수면 장애를, 아동·청소년은 학습권 침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차 소음 피해는 태헌장미아파트를 포함해 천안아산역 주변에 위치한 8개 단지 6300여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충남도는 2023~2024년 선로 주변에 길이 5㎞, 높이 5m의 방음벽 설치를 추진하고 있고, 현재 사업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국비 50억원이 국회 심사를 받고 있다.

 

내달 국가철도공단이 천안아산역 주변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소음 측정을 할 예정인 가운데, 주민들은 방음벽 설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한 측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명운 아산 신동4리 이장이 29일 아산 음봉면 태헌장미아파트에서 선로를 달리는 열차를 바라보고 있다. 태헌장미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단지에서 직선으로 200m 남짓 거리의 선로에서 시간당 15~20회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극심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 김중곤 기자

 

공단의 공식 측정에 앞서 천안시와 아산시가 진행한 약식 측정이 주민의 피해 실상을 전혀 담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은 소음도를 전체 측정 시간의 평균값으로 산출하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방음벽이 필요한 이유는 열차가 선로를 통과하는 순간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서인데, 공단은 낮 2시간과 밤 1시간 동안 측정한 평균값으로 소음을 산출하고 있다.

 

앞서 지자체의 약식 측정에서 태헌장미아파트와 천안 불당동 펜타포트, 호반3차써밋센터시티는 각각 최대 79dB(데시벨), 81.5dB, 78.1dB을 기록했지만, 평균값으로는 어느 한 곳도 기준치인 65dB을 넘기지 못했다.

 

문 이장은 “열차가 지날 때는 소음이 79dB로 기준보다 높게 나오는 것만으로도 방음벽 설치 이유로 충분하다”며 “현행 측정 방식이 거주민의 피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또 주민들은 아파트단지에서 소음을 측정하는 것인 만큼, 방음벽 설치 기준을 주거지역에 준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태헌장미아파트는 농림지역, 펜타포트는 상업지역으로 분류돼 방음벽을 설치하기 위한 소음 협의 기준이 65dB이다.

 

만약 주거지역에 준해 60dB을 적용받게 되면, 공단의 공식 측정에서 앞서 지자체의 약식 측정 때 나온 결괏값만 유지하더라도 방음벽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엄 펜타포트 3블록 입주자대표 회장은 “유흥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술집이 활성화된 것도 아닌데 무조건 상업지역 기준을 들이미니 답답하다”고 항변했다.

 

도 관계자는 “천안아산역 주민이 겪는 피해를 이해하고 있다”며 “일단 내달 공단의 공식 측정 결과를 지켜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