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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번영로 ‘보행육교’ 설치 실효성 논란

재테크 거듭나기 2021. 2. 24. 12:00

천안 번영로 ‘보행육교’ 설치 실효성 논란

 

‘초 과밀학교’인 아름초와 불당초 공동통학구역 묶어 과밀학급 해소목적
예비학부모에 안내결과 454명 중 28명만 불당초 선택… “실속없다” 지적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불당동을 가로지르는 번영로에 세울 ‘보행육교 설치공사’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있다.

육교 설치의 주요 명분 중 하나인 ‘인근 초등학교 과밀 해소’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시와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시는 22억 3000만 원을 들여 불당동 보행육교 설치공사를 추진 중이다. 불당 신도시 지역과 기존 불당 지역이 8차선 도로(번영로)로 단절, 학생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고 아파트 주민과 상가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게 육교 설치의 배경이었다.

보행육교는 NH농협은행 번영로지점에서 번영로(8차선) 맞은편 상가지역을 연결하는 길이 42.0m, 폭 4.0m 구간에 설치된다. 육교는 또 불당호반베르디움 더퍼스트와도 이어지는 L자 형태(길이 40.0m, 폭 2.5m 구간)로 조성된다.

앞서 시는 이달 중 공사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터파기 공사 도중 고압선과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 매설된 관로 이설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준공 시점을 5월로 늦췄다.

이런 가운데 보행육교 설치로 기대했던 천안아름초 과밀학급 해소는 효과가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안아름초는 현재 74학급, 학생수만 2130여 명에 달하는 ‘초’ 과대학교다. 더 이상의 증축조차 불가능해 대부분의 특별교실까지 일반 교실로 사용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올해 6학년 졸업생 269명 대비 1학년 입학생(의무취학 대상자)이 454명으로 훨씬 많아 학급당 학생수마저 33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교육지원청은 지난달 예비 학부모들에게 별도의 안내문을 보냈다. 보행육교가 설치되니 아름초와 공동통학구역으로 묶인 천안불당초를 선택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아름초와 달리 불당초의 1학년 입학생은 182명으로, 학급당 26명의 학생수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선택 결과는 교육당국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총 454명 가운데 불당초를 선택한 학부모는 28명에 불과했다. 이전부터 번영로의 횡단보도를 통해 기존 불당 지역에 위치한 초·중학교로 통학하는 학생은 16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사회에서는 육교 계획이 수립될 때부터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는 시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상황이다. 결국 어렵게 설치될 육교가 실익 없는 행정의 본보기로 남을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이와 관련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수가 불당초를 선택한 측면은 있다”면서도 “향후 몇 년 간은 아름초의 과밀 운영이 불가피하다. 저희 입장에서는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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