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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충남 `미분양 폭탄` 됐다

재테크 거듭나기 2008. 9. 20. 18:43

수도권·충남 `미분양 폭탄` 됐다

하반기 분양시장의 기대주로 평가받던 수도권과 충남의 신도시,택지지구 아파트가 '거주요건 강화'라는 결정타를 맞고 비틀거리고 있다. 침체된 분양시장이 정부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강화 방침으로 더 깊은 늪에 빠져들었다.

18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9.1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공급된 대전서남부지구 아산신도시 평택청북지구 김포한강신도시 등의 아파트들이 기대 이하의 분양 성적을 보였다. 아산과 김포한강 등 '신도시'란 이름이 붙은 곳들은 청약결과를 낙관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은 서울.과천.5대 신도시(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등 수도권 대부분에선 '3년 이상 보유.3년 이상 거주'로,지방과 수도권 일부지역은 '3년 이상 보유.2년 이상 거주'로 강화될 예정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 안에 공포,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세제개편안이 나온 이후 분양단지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의 저조한 분양은 '서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분양될 광교신도시 등 유망 물량에서도 청약경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분양시장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을 우려했다.

대전서남부지구의 한라비발디와 김포한강신도시의 우남퍼스트빌은 거주요건 강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세제개편안이 보도된 다음 날인 지난 3일 청약에 들어가서다. 한라비발디(대전시 유성구 상대동 서남부지구 3블록)는 총 752가구 중 21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서남부지구가 대전의 새로운 주거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데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작년 서남부지구에서 분양된 트리풀시티의 청약경쟁률이 최고 12대 1까지 났던 것에 비해 비교가 안된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8.21대책의 전매제한 완화로 여느 택지개발지구보다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청약 뚜껑을 열어 본 결과,거주요건 강화라는 파고를 넘지 못했다. 경기 김포시 양촌면 14블록의 우남퍼스트빌은 1202가구 중 48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가까이 있는 김포 장기지구는 비록 3년 전 분양했지만 청약경쟁률이 3대 1까지 갔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다음 달 분양 예정인 경남(3블록,중대형 위주)과 우미건설(2블록,중대형 위주)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 청북면 청북지구 물량도 마찬가지다. 지난 8~10일 청약받은 보광그랑베르(3블록)는 총 400가구 모집에 단 6명만 청약했다. 17일까지 2순위 청약을 받은 8블록 우미린은 청약경쟁률 제로(0)로 18일 3순위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지난 17일 청약이 시작된 아산신도시(충남 아산시 배방면)의 STX칸도 4블록 230가구 중 114가구가 비록 1순위이긴 하지만 채워지지 못했다. 청약결과가 나오더라도 최근 같은 아산신도시에서 공급된 요진건설의 Y시티(경쟁률 4대 1)보다 청약 경쟁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가 Y시티보다는 낫다는 평가를 받는 데도 이런 결과가 예상되는 것은 거주요건 강화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경기 남부권의 유망 물량으로 소개된 광교신도시도 거주요건 강화의 회오리를 비켜가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첫 물량인 울트라건설 아파트가 수원시 방침대로 1270만~1280만원대에서 분양가가 결정돼도 발코니 확장이나 옵션을 택하면 3.3㎡당 1500만원대가 돼 가격 메리트가 크게 없어 보인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