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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공석 투모컨설팅 사장 "부동산투자, 이젠 토지에 눈돌릴 때"

재테크 거듭나기 2008. 10. 20. 22:13

강공석 투모컨설팅 사장 "부동산투자, 이젠 토지에 눈돌릴 때"

잇단 규제완화로 투자매력 커져, 인천·화성 등 서해안 인근도시 관심

고시·공고 등 기본 알면 위험 줄어, 내공 생긴뒤엔 공동투자도 고려할만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급등세를 보이던 강북 지역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서울 강남 등 이른바 '버블 세븐'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뉴타운 등 재개발 지역의 지분값도 약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가 부동산시장,특히 주택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탓이다.

'안갯속'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갈 길은 없는 것일까. 토지투자 컨설팅 업체인 투모컨설팅의 강공석 사장(41)은 "토지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한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지난 여름부터 토지 투자에 나섰어요. 과거에는 내집을 먼저 마련한 뒤 토지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집이 없어도 토지부터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

강 사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토지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커진 데다 이명박 정부 들어 규제 완화로 토지 투자의 숨통이 트였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규제 완화가 연접개발 제한 완화다. 종전에는 산지전용 허가 예정지와 산지전용지가 직선거리 500m 이내에 있는 경우 허가 예정지와 기존 전용지의 합산 면적이 3㏊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산림청이 7월 개정한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면적 합산 거리 기준이 500m에서 250m로 대폭 축소됐다. 강 사장은 "경기도 의왕과 군포 등이 연접개발 제한 때문에 개발공간이 거의 없었는데 정책 변화로 공장 등을 지을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땅 매입 규제 완화도 땅 투자의 메리트를 키우고 있다는 게 강 사장의 분석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이 지난달 말 일부 개정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외지인이 농지나 임야를 취득할 경우 허가신청일로부터 1년 이상 사전 거주해야 했던 조건이 6개월로 단축됐다. 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는 얘기는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허가구역에서 풀리면 큰 폭의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린벨트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는 호재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강 사장은 "이미 지난해 그린벨트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내다보고 선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많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 '투자 붐'이 일었던 경기도 여주와 이천보다는 서해안 인근 지역 토지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여주와 이천의 땅값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강 사장은 "경제자유구역 개발로 뜨고 있는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평택과 화성,충남 아산과 서산 등 서해안 지역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개발로 땅값이 많이 오른 전북 군산은 추천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는 "군산은 호가가 너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강 사장은 몇 가지 기본 지식을 습득한 뒤 토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시와 공고의 구분이다. 공고는 어떤 사업자가 특정 땅에 병원이나 공장을 짓겠다고 신청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이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해 알리는 것.이후 검토를 거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고시가 나와 확정된다. 그런데 기획부동산들은 고시가 아닌 공고된 내용을 가지고 마치 확정된 내용인 것처럼 선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사람들이 아파트 투자에만 익숙해 토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편"이라며 "토지 투자에선 토지이용계획이 제일 중요한데 아파트 투자처럼 등기부등본만을 떼와서 '투자가치가 어떻냐'고 묻는 고객들을 접하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 투자에도 요령이 있다고 말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구거(인공적인 수로 또는 그 부지)가 있는 맹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맹지는 도로와 접하지 않은 땅이어서 가치가 낮다. 그러나 국가 소유의 인공적인 수로인 구거가 붙어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것.지자체로부터 구거점용허가를 받으면 진입로가 확보돼 가치가 급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사장은 "수도권에는 구거가 있는 맹지가 거의 없어졌지만 지방에는 아직도 많다"며 "이를 대상으로만 투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부동산 초보 투자자라면 되도록 도로 개발 호재를 따라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대운하 등 다른 국책사업들은 취소될 수 있지만 도로는 사업기간이 연장될 수는 있어도 사업 자체가 무산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토지 투자에 어느 정도 내공이 쌓였다면 공동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강 사장은 말했다. 1억원이 있는 투자자는 통상 1억원짜리밖에 사지 못하지만 1억원짜리가 모이면 원래 가치 이상의 매물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건설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강 사장은 아파트 부지 물색 등을 담당하면서 땅과 인연을 맺었다. 외환위기로 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되자 1998년 회사를 나온 후 본격적으로 토지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에는 투모컨설팅을 창립해 현재까지 1만여건의 토지 투자 상담을 했다. 저서로는 '1% 명품부자들에게 배우는 부동산 투자의 비밀'(2008년)이 있다.

글=임도원 기자/사진=임대철 인턴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