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원룸형주택 `지분 쪼개기` 조장 논란
국토부 "상가 용도변경 허용"
기존 불법행위 양성화땐 분양권 늘어 재개발 걸림돌
정부가 최근 1~2인 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키로 한 기숙사형 · 원룸형 주택이 작년 상반기 서울 용산 등 재개발 예정지마다 성행했던 '지분 쪼개기'를 양성화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작년 말 도입 방침을 발표한 '기숙사형 · 원룸형 주택'의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유휴상가 및 제조시설,다가구주택 등의 용도 변경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건축법상 용도가 상가나 오피스라 할지라도 일정 기준만 충족한다면 용도 변경을 허용해 원룸 같은 주택의 공급을 늘릴 방침"이라며 "세부 기준은 서울시와 협의해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재작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용산구,성동구 등 재개발 예정지에서 성행해 왔던 '지분 쪼개기'가 양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분 쪼개기'는 대부분 재개발 후 아파트 분양권을 노려 단독주택지에 상가(근린생활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지분을 여러 개로 쪼개 분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이렇게 건축된 근린생활 상가들이 대부분 주거용으로 건축돼 원룸 등 임대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건축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서울시는 작년 7월 이 같은 문제점을 깨닫고 조례 개정을 통해 이렇게 쪼개진 지분에 대해서는 재개발 시 현금청산하도록 했으나 경과규정을 통해 기존 근생은 구제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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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용산구 등 각 구청을 통해 이같이 불법 용도변경된 상가에 대한 일대 조사를 벌여 현재 이행강제금이나 벌금(형사고발) 등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용산구만 해도 이렇게 적발된 근생이 총 89개 동에 달한다.
용산구 서계동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 이 일대 우후죽순 들어섰던 근린생활 상가의 경우 대지지분 20㎡(6평) 기준 원룸 한 채가 3.3㎡당 7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경기침체와 구청의 강력한 단속 등으로 인해 3.3㎡당 55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며 "특히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과 벌금이 연말 연초에 집중적으로 부과돼 근생을 산 투자자들은 요즘 한숨만 쉬고 있다"고 전했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이번 정부 방침은 그동안 건축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고시원 등을 합법적인 틀 안에 넣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기존 불법 용도변경된 근린생활시설까지 양성화되면서 재개발 예정지 내 '쪼개기 지분'이 크게 늘어나 사업이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근린생활상가를 원룸형 주택으로 양성화하더라도 재개발 때 가구별로 분양권을 줄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올 상반기까지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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